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은혜의 강 교회에서 5분거리에 위치해 있는 '보건 특성화 대학'의 강제적 대면 강의 ...’ 라는 제목의 글 하나가 게시되며,
많은 누리꾼들의 공감을 샀다는 후문이다. 과연 무엇을 서운해 하는지 함께 살펴보도록 하자.
추가로 먼저 말씀드립니다. 저희 학교는 경기도에서 첫번째로 확진자가 가장 많은 지역에 있습니다. 또한 신도들 입에 분무기로 소금물을 뿌려 세척한 모두 알고 계시는 '은혜의 강' 교회에서 도보 5분거리 채 되지 않는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ㅇㅈ대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입니다.
먼저 이런 글을 쓰게 되어 매우 착잡합니다. 그러나 학교 측에서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기는커녕 무시한 채 공지를 계속 미루고 있기에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 이를 알리고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저희 학교는 5월 11일(월)에 대면 강의를 실시하기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를 실시하기 전에 과목별로 비대면, 대면(또는 제한적 대면)강의로 항목을 나누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학생들의 의견을 조사하였습니다. 결과에 따라 강의를 진행하는 줄 알았지만 갑자기 '교수 재량‘으로 결정한다며 말을 바꾸었습니다. 이럴 거면 왜 학생들의 의견을 조사한 걸까요?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닙니다. 말이 길어질 것 같아 아래와 같이 정리하였습니다.
1. 실명투표
- 이는 저희 학교 내 어떤 학과에서 5월 4일(월)에 실시한 '실명투표' 사진입니다. 학교 측에서 공식적인 공지가 나오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에게 대면강의를 하겠다며 일방적인 통보 후, 단 30분간만 투표를 진행하였습니다. 이 때, 반대할 학생들은 ‘실명’으로 사유를 함께 제출해야 했습니다. 해당 학과의 학생들은 익명이 아닌 실명투표에 압박감을 느꼈습니다. 학과에서 ‘실명’으로 투표를 하는 것이 적절한 방침인걸까요?
+ 학교로 항의 전화를 하면 학과, 학번, 이름을 먼저 묻는다고 합니다. 대체 왜 실명을 강조하는 걸까요? 의도가 너무 투명합니다.
2. 기숙사의 뒤늦은 공지
- 앞서 말씀드린 대로 5월 11일(월)에 개강을 할 예정이라면 적어도 기숙사를 이용하는 학생들에게는 언제 입사를 해야 하며, 짐은 언제까지 보내야 하는지 등에 대한 공지를 미리 해주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학교에선 오늘 5월 4일(월)에 뒤늦게 공지를 냈고 현재 어떠한 대책도 없이 ‘입사’ 일정만 공지하였습니다. 이는 기숙사생에 대한 배려라고는 눈곱만큼도 볼 수 없는 행동입니다.
3. 등록금 환불
- 저희 학교의 학기 당 등록금은 400만원을 넘는 큰 금액입니다. 4월 20일(월)에 등록금 심의위원회가 진행되었고 학교 측에서는 1학기 등록금 환불을 해 줄 수 없다며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주장했습니다.
정부 또는 교육부의 지침이 필요하다는 사항은 그렇다한들 나머지 두 사항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주장이었습니다. 특히 시설비에 대한 사항. 그 많은 학생들이 학교 시설을 이용하지 못 했는데 어떻게 시설비가 대면강의 때와 다를 것이 없다는 말을 할 수 있을까요?
이에 총학은 학생들을 통해 등록금 환불이 어떻게 이루어지길 원하는지, 1학기 전체 온라인 강의 여부 찬성 반대 등의 의견을 조사하였고 4월 29일(수)에 학교 측과 회의를 진행하였습니다. 회의를 통한 결과는 아래와 같습니다.
학생들의 의견을 총학 측에서 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전과 같은 의견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모든 학생들이 동일한 등록금을 내고 학교를 다니는데 왜 환불은 동일하게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일까요? 더군다나 학생들은 2학기 사전 감면 또는 특별 장학금의 환불 방식을 원하지 않습니다!
4. 비대면 강의 시 수업 자료만 제공(+학교 측에서 내린 공지라고 합니다)
- 이 또한 저희 학교 내 어떤 학과에서 5월 4일(월) 5시경에 올라온 공지입니다. 대면 강의를 원칙적으로 진행하지만 학생들이 비대면 강의를 희망할 경우, 온라인 강의를 제공하지 않고 수업 자료만 제공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하였습니다. 등록금 환불도 해주지 않겠다더니 이제는 온라인 강의 자체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합니다.
자세히 보시면 '학교에서는'이라는 말이 적혀있습니다. 이는 학교 측에서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으로 확인 되었습니다. 따라서 이 문제도 한 학과 만의 문제가 아닌 학교 내의 문제입니다.
5. 확진자 발생시 어떠한 대책도 없는 상황
- 학교에서는 다음과 같이 얘기합니다.
학생들은 학교에 손소독제가 있는지, 체온계가 있는지 궁금한 것이 아닙니다. 등록금 환불에서 언급했듯이 물품을 구입했다고 하였고 대면 강의를 진행하기 위함이라면 위에 언급한 것은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학교에서는 정문과 쪽문을 폐쇄하고 좁은 후문에서 그 많은 학생들이 등교하도록 한다고 합니다. 정문을 열어야 학생들이 분산되고 거리두기를 할 수 있는데..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대면 강의를 진행하고자 한다면 무엇보다 학교 내에 확진자가 발생했을 시 어떻게 할 것인지, 자가 격리를 하고 있거나 하게 될 학생들의 출결이나 시험 등에 대해서도 어떻게 할 것인지 등 학생들이 우려하고 있는 부분을 알려주는 것이 먼저입니다.
총학의 설문조사에 총 학생 5,012명 중 무려 3,016명이 응했습니다. 이는 학생들의 의견을 전달하기에 충분한 숫자입니다. 그러나 학교는 이를 철저히 무시했습니다. 학교는 그저 대면 강의를 하고 싶은 생각 밖에 없는 것일까요? 등록금은 학생들이 내는데 왜 학습권은 학생들에게 주어지지 않는 걸까요?
보건계열 학생들은 학과 특성상 실습강의가 있어 '제한적' 대면 강의를 선택하였습니다. 하지만 학교 측에서는 말로만 '제한적'이라고 하고 교수의 재량에 맡겼습니다. 실습의 유무와 상관없이 학생들은 교수님의 의견에 따라야 하는 것입니다. 현재 공지가 나온 대부분의 강의는 실습이 없음에도 대면강의이거나 실명으로 비대면 투표를 받고 있습니다. '비대면을 선택한 학생들에게 자료를 배부할테니 집에서 알아서 공부하라'는 식입니다. 학생들의 의견은 전혀 존중되지 않고 있습니다.
(+심지어 '제한적 대면강의'를 '대면강의'에 포함하여 대면과 비대면이 절반이라고 주장합니다.)
학생들은 실험과 실습을 제외한 모든 과목들의 1학기 전체 비대면 강의를 원합니다. 그리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말장난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학교 측에서 부디 학생들을 존중하고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해주었으면 합니다.
+학생들은 '대면 강의'를 하는 것에 화가 난 것이 아닙니다. 대면 강의를 하고자 했다면 미리 공지하여 학생들이 숙지할 수 있도록 해야했습니다. 특히 기숙사의 경우 공지를 더더욱 일찍 했어야 했습니다. 3월달에 온라인 강의를 실시할 때도 여전히 공지는 느렸고 매번 이런 식으로 학생들을 대했습니다. 물론 모든 의견을 수용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학생들을 무시하는 일은 있어선 안 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에 누리꾼들은,
"반대하는학생 실명투표가 말이 됩니까 보건특성화 대학교이지만 환자를 양성하려는 을지대학교 반성하세요"
"비대면 수업 원하는 학생들한테 자료만 주는 건 진짜 너무한듯;"
"보건특성화대학교 타이틀 떼라"
라는 등 분개한 모습을 보이며 마무리지었다.
김기태 기자 ekagml090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