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가 제 친여동생이랑 바람이 났습니다.
저와 제 남자친구는
이제 만난 지 200일이 조금 넘은 커플입니다.
연애 초반부터 지금까지
취미, 좋아하는 음악, 가치관 등
여러모로 너무 잘 맞는 터라,
조금은 진지하게
결혼을 생각하며 만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서로의 가족을 미리 다 소개시켜주고,
특히 남자친구가 저의 엄마한테
마치 친아들처럼 살갑게 구는 덕에
저희 가족들이 남자친구를 많이 좋아합니다.
저희 가족끼리 가는 여행에
함께하는 경우도 많이 있고,
저희 가족의 생일이 있을 때면
항상 남자친구가 와서 진짜 가족처럼
축하 파티를 하고는 했습니다.
저에게는 저보다 3살이 어린 여동생이 있는데,
제가 아빠를 닮아서
피부가 조금 까무잡잡한 반면에
제 여동생을 엄마를 닮아서 그런지
피부도 하얗고,
어릴 때부터 알게 모르게
친척들이 저보다 제 여동생의 외모를
더 칭찬하고 더 예뻐해왔습니다.
그 탓에 저랑 여동생은
그닥 사이가 좋은 자매가 아녔구요.
하루는 저와 남자친구가 100일을
조금 넘게 만났을 때였습니다.
그 날은 제 여동생의 생일파티가 있던 날이었고,
여느 때와 다름없이 제 남자친구도
퇴근을 한 후에 곧장 참석을 했었죠.
그 날이 금요일이었던 터라 다 같이
고기집으로 가서 케이크를 불고
술을 마시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있던 도중에
제 여동생이 화장실을 간다며
밖으로 나가더군요.
저는 별 상관 안 하고 계속
고기와 술을 마셨습니다.
그런데 그때 남자친구도 화장실이 가고 싶다며
자리에서 일어나서
왠지 모르게 급한 모습으로 나갔습니다.
저는 그때까지만 해도
정말 조금의 의심을 하지 않았었고,
다녀오라고 말을 하고는
부모님과 요즘 준비하고 있는
행정 공무원 준비 과정에 대해 얘기를 나눴습니다.
한 5분 쯤 지났을 때,
고기집 문이 열리더니
남자친구와 여동생이 같이 들어왔습니다.
저는 뭐 화장실 앞에서 만났겠거니 싶었고
자리에 앉은 남자친구의 술잔에
술을 따르고는 남자친구의 얼굴을 보는데,
입술 보호제 같은 건 일체 바르지 않는
남자친구의 입술이
이상하리만큼 빨갛고 윤기가 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자기야 립클로즈 샀어?
왠 일이래~ 뭐 샀는데 나도 보여줘!”
라고 말을 했더니
남자친구가 황급히 손으로 입술을 닦으며
그런 거 아니라고,
고기를 먹어서 기름이 묻은 거라 말을 하더군요.
저는 그때 남자친구 손에 묻어나오는
빨간색의 무언가를 분명히 봤었습니다.
순간 안 좋은 느낌을 받은 저는
곧바로 여동생을 쳐다보았고,
여동생은 저희 쪽을 쳐다보고 있다가
저와 눈이 마주치니
시선을 피하고 술을 마시더라고요.
앞에 부모님도 계시고 해서
괜히 일 만들기도 싫은 마음에
일단 그 날을 의심만 하는 걸로 그쳤습니다.
그리고는 별 일이 없이
한 달 정도가 흘러서
저희의 200일 기념 데이트 날이됐습니다.
남자친구와 저는 각자 일이 바쁜 탓에
여행 같은 걸 가는 건 다음으로 미루고
그냥 간단히 영화를 보고, 쇼핑을 하고
술을 마시기로 했습니다.
해가 질 때쯤 저희는
눈에 띄는 이자카야로 들어갔고
남자친구와 저는 둘이서
소주를 3병 정도를 마셨습니다.
그런데 남자친구가 화장실을 다녀온다고
폰을 챙겨서 밖으로 나가더라고요.
저도 때마침 화장실을 가고 싶기도 했어서
남자친구가 밖으로 나간 뒤에
곧바로 따라 나갔습니다.
남자친구는 벌써 화장실에 들어간 듯 했고,
저도 남자 화장실이랑 바로 붙어있는
여자 화장실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옆 남자 화장실에서
남자친구가 누군가와 통화를 하는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화장실 사이 간격이 그리 넓지 않아서
조금만 숨을 죽이면 소리가 아주 잘 들리더군요.
남자친구는 제 동생의 이름을 말하며
“oo아, 나 이제 술 다 마신 것 같아.
대충 내일 출근해야 한다고 얼버무리고
거기로 갈게. 조금만 기다려 사랑해..!”
라고 말을 하더라고요.
저는 이게 남자친구가 그냥 바람을 핀 것도 아니고,
제 가족과 바람을 피고 있다는 사실이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아서
도무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남자친구가 화장실에서 나가는 것을
확인을 하고 조금 더 뒤에 나가서
아무렇지 않은 척
화장실에 갔다 왔다 말을 하고는
정말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술을 마셨습니다.
남자친구는 잠시 후에 정말 내일 출근이라서
빨리 가봐야 한다는 말을 하고는
급하게 택시를 타고 가벼렸고요.
저는 집에서 동생 얼굴을 볼 때마다
너무 화가 나고 혼란스럽고
부모님을 보면 정말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아서
심장이 정말 다 찢어지는 느낌을 받습니다.
차라리 친구나 모르는 여자와 바람이 났다면
욕을 하고 소리를 지르기라도 할 텐데,
가족이라는 타이틀 하나가
저를 이렇게 무력하게 만드네요.
저 이제 정말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
이대로 바보 병신처럼 가만히 있어야 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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